“분명 사진으로 찍어뒀는데 어디 있지?”
스마트폰 사진첩을 한참 위아래로 움직여본 경험이 있다면 SK텔레콤이 8월 31일 공개한 ‘에이닷 로그(A. log)’에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이번 기능은 사진을 단순히 날짜순으로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AI가 사진 속 정보를 분석해 기록으로 정리하고, 필요할 때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특히 영수증, 명함, 회의자료, 주차 위치처럼 ‘기억하기 위해 찍어두는 사진’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사진을 찍으면 AI가 ‘무슨 사진인지’ 이해한다
에이닷 로그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려면 기존 사진첩과 차이를 보면 쉽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진을 찍으면 촬영 시간 등을 기준으로 스마트폰 사진첩에 저장됩니다.
하지만 몇 달 뒤 그 사진이 필요해지면 문제가 생깁니다.
언제 찍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면 수백 장의 사진 사이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에이닷 로그는 사진 속 정보를 AI가 분석해 제목과 설명을 만들고 적합한 태그까지 자동 생성합니다.
명함, 영수증, 화이트보드, 회의자료, 주차 위치, 포스터 등 사진의 성격에 따라 분류도 해줍니다.
이제 중요한 건 ‘사진을 어디에 저장했나’보다 ‘사진 속에 무엇이 있었나’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영수증 찍어두는 직장인이라면?
가장 이해하기 쉬운 사례가 영수증입니다.
출장이나 업무를 하면서 영수증을 사진으로 찍어두는 직장인이 많습니다.
문제는 비용을 정산할 때입니다.
며칠 동안 사진을 많이 촬영했다면 필요한 영수증을 다시 찾는 것도 일입니다.
에이닷 로그에서는 AI가 사진을 분석해 정리하기 때문에 ‘지난달 출장 영수증’처럼 기억나는 정보를 활용해 관련 기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제품 보증서도 비슷합니다.
제품을 구입했을 때 보증서를 촬영해놓고 몇 달 뒤 AS가 필요해졌을 때 사진첩을 뒤지는 대신 기억나는 키워드를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명함과 회의자료도 자동 정리
업무용으로 스마트폰 카메라를 자주 쓰는 사람에게는 명함이나 회의자료 분류도 유용할 수 있습니다.
회의실 화이트보드를 촬영해두거나 발표자료를 사진으로 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에이닷 로그는 이런 사진을 AI가 분석해 적합한 기록으로 정리합니다.
자동으로 만들어진 태그를 선택해 관련 기록을 한 번에 모아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공연이나 행사 포스터를 찍으면 공연명, 일시, 장소 같은 정보도 기록으로 정리됩니다.
결국 카메라가 단순한 촬영도구에서 ‘정보를 입력하는 도구’로 바뀌는 셈입니다.
주차 위치 사진도 기록으로
대형 쇼핑몰이나 공항 주차장에서 주차 위치를 사진으로 찍어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나중에 돌아왔을 때 어느 층, 어느 구역인지 기억하기 위해서죠.
에이닷 로그가 주차 위치를 대표적인 자동 분류 카테고리 가운데 하나로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처럼 이번 기능은 잘 찍은 여행사진이나 인물사진을 예쁘게 분류하는 데 초점을 둔 서비스라기보다 나중에 다시 써야 하는 생활 정보 사진을 관리하는 기능에 더 가깝습니다.
사진을 추억의 저장공간이 아니라 ‘검색 가능한 개인 기록’으로 활용한다는 점이 에이닷 로그의 특징입니다.
스마트폰만 있어도 사용할 수 있다
‘AI 글래스가 있어야 사용하는 서비스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는 에이닷 앱 안의 로그 카메라로 사진을 직접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이미 스마트폰 사진첩에 저장된 사진을 선택해 불러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AI 글래스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활용 범위가 하나 더 늘어납니다.
에이닷 로그는 레이밴 메타 젠2를 비롯한 메타 AI 글래스 전 기종과 연동됩니다.
에이닷 앱에서 자동 연동 기능을 설정하면 글래스로 촬영한 사진을 에이닷 로그의 기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AI가 내 사진을 보는 건 괜찮을까?
생활 사진을 AI가 분석하는 만큼 개인정보 문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명함이나 업무자료, 영수증에는 개인정보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SKT는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정보가 사진에 포함돼 있을 경우 자동으로 마스킹 처리한 후 분석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사진 자체는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이용자의 단말에만 보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회사 업무자료나 타인의 개인정보처럼 민감한 내용을 촬영할 때는 각자의 보안 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에이닷은 어디까지 확장될까?
이번 발표에서 더 흥미로운 대목은 향후 계획입니다.
SKT는 앞으로 에이닷 노트와 에이닷 로그를 연계해 사진과 메모를 함께 돌아볼 수 있는 통합 기록 경험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AI가 질문에 답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용자가 일상에서 남긴 정보들을 정리하고 필요할 때 다시 꺼내주는 방향으로 에이닷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에이닷 로그는 에이닷 앱 업데이트를 통해 안드로이드 OS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에이닷을 이용하고 있다면 앱 업데이트 후 기능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사진을 많이 찍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은 저장공간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사진이 1만 장 있어도 정작 필요한 한 장을 찾지 못하면 기록의 활용도는 떨어집니다.
에이닷 로그가 노리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진을 더 많이 저장하는 AI가 아니라, 이미 찍어둔 사진을 필요할 때 다시 찾아 쓰게 해주는 AI.
이번 기능이 실제 사용자들의 사진 관리 습관을 얼마나 바꿀지 지켜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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