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강남·송파 등 고가 아파트 거래가 크게 줄었는데, 다른 쪽에서는 10억원 이하 아파트를 보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가격을 깎아달라는 말조차 하기 어렵다는 현장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이상한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이 9억원대로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집값은 계속 오른다고 하는데 평균 거래금액은 왜 2억원 넘게 떨어졌을까요?
답은 서울 집값 전체가 갑자기 폭락해서가 아니라 ‘어떤 집이 거래되고 있느냐’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 9억원대로 내려왔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인용한 16일 보도에 따르면 9월 15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9억359만원입니다.
8월 평균 11억1069만원과 비교하면 2억원 이상 낮습니다.
| 구분 | 평균 거래금액 |
|---|---|
| 2025년 2월 | 14억8308만원 |
| 2026년 8월 | 11억1069만원 |
| 2026년 9월 15일까지 | 9억359만원 |
하지만 여기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 숫자는 동일한 아파트의 가격이 11억원에서 9억원으로 떨어졌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도 해당 거래량과 가격 자료가 전일까지 신고된 자료이며 추후 변동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특히 9월은 아직 한 달이 끝나지도 않았습니다.
따라서 현재 숫자는 ‘9월 중간 집계’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그런데 서울 집값은 86주 연속 상승했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이것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86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왔습니다. 최근에는 강남권 일부가 조정을 받는 반면 서울 외곽 중저가 지역의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평균 거래금액 ↓
서울 아파트 가격지수 ↑
라는 얼핏 모순처럼 보이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유는 거래되는 아파트의 구성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30억원 아파트 거래가 많이 이뤄지다가 이런 거래가 급감하고 7억~10억원 아파트 거래 비중이 높아지면 서울 전체 평균 거래금액은 크게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7억~10억원 아파트 가격까지 내려갔다는 뜻은 아닙니다.
강남 거래 줄고 노원·구로·도봉은 늘었다
지역별 거래량을 보면 변화가 더 명확합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56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8485건보다 1921건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지역이 똑같이 감소한 것은 아닙니다.
| 지역 | 전년 동월 | 2026년 7월 |
|---|---|---|
| 노원구 | 587건 | 701건 |
| 구로구 | 324건 | 378건 |
| 도봉구 | 244건 | 289건 |
| 송파구 | 849건 | 344건 |
| 강남구 | 604건 | 231건 |
| 성동구 | 423건 | 126건 |
강남과 송파, 성동처럼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지역에서는 거래가 크게 감소한 반면 노원·구로·도봉에서는 오히려 거래가 증가한 것입니다.
최근 시장에서 이야기하는 ‘키 맞추기’ 또는 ‘순환매’가 바로 이런 현상을 설명합니다.
10억원 이하 아파트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
결국 집을 사려는 사람이 모두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 매수자는 자신이 살 수 있는 가격대로 이동합니다.
강남 30억원 아파트를 살 수 없는 사람이 30억원짜리를 20억원으로 깎아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자신의 자금 범위에 들어오는 지역과 아파트를 찾는 것입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그 수요가 서울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노원구 월계동 대동 전용 84㎡는 7월 25일 7억7000만원에 거래된 뒤 8월 14일 8억9000만원에 거래됐다고 보도됐습니다.
단기간에 1억2000만원 차이가 난 사례입니다. 다만 개별 거래 한 건을 해당 지역 전체 가격 상승률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이번 시장을 보면서 드는 생각
여기서부터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저는 부동산 수요를 규제로 누른다고 해서 ‘내 집을 갖고 싶다’는 사람들의 욕구 자체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출을 줄이면 살 수 있는 금액이 낮아지고, 고가 주택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 그보다 저렴한 주택으로 사람들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결국 수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동하는 현상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전월세 가격까지 높아지는 상황이라면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선택이 더 어려워집니다.
계속 월세나 전세로 살아야 할지,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서라도 집을 사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저는 정책을 평가할 때도 단순히 ‘고가 주택 거래가 줄었다’는 결과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수요가 다음으로 어디에 갔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서울 외곽 가격 상승을 대출규제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전월세 가격, 공급량, 입주물량, 금리, 교통환경, 직장 접근성 등 수많은 변수가 동시에 작용합니다.
그래서 더욱 숫자를 세밀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집을 찾는 사람이라면 더 중요한 것
‘서울 평균 거래가격이 2억원 떨어졌다’는 제목만 보고 집값이 크게 내려갔다고 판단하는 것도 위험하고, 반대로 ‘86주 연속 상승했다’는 숫자만 보고 무조건 더 오른다고 판단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실수요자에게 중요한 것은 서울 평균이 아니라 내가 사려고 하는 지역과 단지의 실제 거래가격입니다.
같은 서울에서도 강남과 노원은 지금 전혀 다른 시장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매수를 고려한다면 최근 1건의 신고가보다 같은 평형의 최근 3~6개월 거래를 비교하고, 현재 매물 호가와 실거래가격의 차이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결국 지금 서울 부동산 시장의 핵심은 단순한 상승이나 하락보다 ‘수요의 이동’일지도 모릅니다.
고가 주택의 거래가 줄어든 자리에 중저가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면 앞으로 10억원 안팎의 서울 아파트가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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